"천하장사를 꿈꾼다"

연신중학교 씨름부 정윤서, 나한성, 이건희 선수 인터뷰

"천하장사를 꿈꾼다"

연신중학교에는 씨름부가 있다. 서울 전체에 3개뿐인 독특한 운동부다. 연신중학교 학생들은 씨름부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 시설은 어떤지, 예산을 너무 많이 쓰는 건 아닌지.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토끼풀이 연신중학교 씨름부 소속 정윤서(15·중3), 나한성(14·중2), 이건희(14·중2) 선수를 5월 15일 오후 연신중학교 뒤편 씨름부실에서 인터뷰했다.

-씨름부에는 총 몇 명이 있나.
윤서: 12명이다. 3학년은 1명 있고, 2학년은 6명, 1학년은 5명이다.

-씨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윤서, 한성: 코치님께서 우리의 잠재력을 보고 권유해 주셨다. 가끔 씨름을 시작한 게 후회되기도 하지만,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지금까지 씨름을 해왔다.

-어떤 자신감인가.
건희: 몸이다. (웃음) 근육이 딱 눈에 보이지 않나.

-몸을 만들기 위해 혹독하게 훈련했을 것 같은데, 훈련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윤서: 학교가 끝나면 바로 씨름장에 와서 몸을 푼다. 3시간 정도 씨름을 하고 7시부터 8시까지 밥을 먹는다. 8시부터 9시까지 웨이트(근력 운동)을 하고 귀가한다.

-몸은 어떻게 푸나?
한성, 건희: 일단 씨름장을 50바퀴 정도 뛴다. 간단히 체조를 하고, 버피테스트와 점프스쿼트를 한 후, 샅바를 매고 씨름을 하는 거다.

-매일 4~5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 건데, 힘들겠다.
윤서: 몸은 힘들지만, 씨름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다.
건희: 씨름부에서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사회생활이나 많은 것들을 배웠다.

-씨름은 개인 경기인데, 팀으로 훈련한다. 팀워크는 어떻게 다지고 있나.
윤서: 선후배 간의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든다.

-선배와 후배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윤서: 사랑하는 후배다.
건희: 안 사랑하는 선배다. (웃음)

-동료들이나 선후배에게 아쉬운 점은 없나.
윤서: 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다.

-말은 왜 안 듣나.
한성: 그냥 안 듣는다. (웃음)

-2학년 선수들은 선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나.
건희: 멋있는 사람이다. 사람 자체가 좋다.
한성: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윤서: 감동이다. (웃음)

-대회 얘기를 해 보자. 4월 말, 3학년 수련회 기간에 대회에 나간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성과를 냈나.
윤서: 증평인삼배 전국 대회에 나갔는데, 감격스럽게도 단체전 8강에 진출했다.

-성과가 좋다. 앞으로 나갈 대회는 없나.
건희: 김해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에 나간다.

-소년체전에서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
윤서: 2명이 출전하는데, 목표는 1등이다.

-왜 2명만 출전하나.
한성: 서울에서 1등을 해야 나갈 수 있다. 7개 체급마다 한 명씩 선발하는데, 우리 학교가 2개 체급에서 1등을 해서 2명이 나가게 됐다.

-서울에서 경쟁 학교는 어디가 있나.
윤서: 도봉구에 있는 방학중학교랑 강북구 번동중학교 정도가 있을 것 같다.

-1등을 하려면 몇 명을 이겨야 하나.
건희: 전국에서 16명 정도가 출전한다. 15명을 이겨야 1등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씨름 선수가 되고 싶나.
윤서: 돈 많이 버는 선수. (웃음)
건희: 존경받는 씨름 선수가 되고 싶다. 이만기 선배님처럼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

-앞으로 진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건희: 일단 씨름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스카우트되면 대학 선수를 하게 되고, 스카우트가 안 되면 실업 팀에서 선수로 활동해야 한다. 은퇴하면 감독을 하거나, 체대 교수를 한다.

-씨름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한성: 예쁜 여자와 결혼하기? (웃음)
건희: 황소 트로피 들기.
윤서: 천하장사가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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