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정근식 후보 당선…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서울시교육감 정근식 후보 당선…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16일 오후, 정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정 후보 부부와 선거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서울특별시 전체 학교와 교육 정책의 수장) 보궐선거에서 ‘민주진보’를 표방하는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이미 당선돼 교육감으로 임명된 만큼, 『토끼풀』 에서는 정근식 후보를 '정근식 교육 감'으로 칭하겠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초대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 교육감은 지난 8월 29일 해직된 교사에게 부당한 특혜를 주어 복직시킨 일로 교육감직을 상실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동문이자 ‘평생 친구’라 표현할 만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주요 공약은 ▲시대에 역행하는 역사 교육 정상화 ▲정부가 삭감하려 하는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 방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재고 등이 있다. 정 교육감의 공약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이념이 비슷한 만큼 조 전 교육감이 추진했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받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토끼풀>이 직전 교육감과 다른 점이나 비슷한 점에 대해 알아봤다. 우선 정 교육감은 17일 취임식에서 ‘교육 양극화 해소’와 ‘학력 신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존속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난 4월 서울시의회가 폐지안을 통과시켰지만 7월 서울시교육청의 폐지조례안 집행정지 신청을 대법원이 인용하며 기사회생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시의회와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 교육감은 조희연 전 교육감의 대표적 ‘혁신교육’ 정책인 생태전환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해온 만큼, 교육 현장에서의 역사 교육도 강화될 것이다. 최근 뉴라이트* 세력이 요직을 차지하며 정부 차원에서의 역사 왜곡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 교육감은 이러한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해온 바 있다.

정 교육감은 당선 사실이 발표된 16일 11시경 기자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선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번 선거가 서울 교육을 한 단계 진전시키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처럼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협력, 자율성을 펼칠 환경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재 교육 정책에 화두인 역사 교육과 고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에 관해 "선거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한 것이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 삭감과 역사 교육"이라며 "반드시 되돌려 놓고, 왜곡된 역사가 발붙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선된 정 후보의 임기는 전임 조희연 전 교육감 잔여 임기인 1년 8개월이다. 조 전 교육감의 잔여 임기가 만료된 후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다음 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2026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도 정 후보가 당선되어 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라이트: 2000년대 초반 ‘신보수주의’를 표방하며 등장한 새로운 세력. 일관적인 친미, 친일 등 사대주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으며, 광복절을 평가절하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했다’고 쓰여 있는 헌법을 부정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취임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지정하자고 주장한다. 최근 정부에서 뉴라이트 인사들을 독립기념관장, 통일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등 여러 요직에 앉혀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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