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을 우리 손으로 뽑는다고?

'교장 공모제'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교장 공모제란 기존의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임명하던 '승진 교장'과 달리 학교(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장을 직접 공모해 뽑는 제도이다. 기존 교장이 퇴임하거나 임기가 만료됐을 때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시행할 수 있다. 교장 공모제는 '초빙형'과 '내부형', '개방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초빙형은 일반 학교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교장 자격증을 소지해야만 교장이 될 수 있다. 내부형은 초빙형에 더해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일반 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다. 개방형은 초빙형에 더해 학교 관련 기관에서 3년 이상 종사한 사람도 교장이 될 수 있다. 보통 내부형은 자율학교(혁신학교)에서, 개방형은 자사고나 특목고에서 시행한다.
연신중학교는 올해 8월 31일자로 현직 교장선생님이 정년퇴직한다. 연신중학교는 교육청이 지정한 '자율학교'이기도 하다. 교장 공모제 중 '내부형' 시행 요건에 딱 들어맞는다. 학부모 과반의 동의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만 있으면 교장 공모제를 시행해 민주적인 방식으로 교장선생님을 뽑을 수 있다. 내부형(A)유형과 내부형(B)유형 중 선택할 수 있는데, A유형은 교장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 중에서 교장선생님을 뽑고, B유형은 교장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 또는 일반 교사로 15년 이상을 근무한 사람 중에서 교장선생님을 뽑게 된다.
교장 공모제를 하면 뭐가 달라질까. 괜히 더 귀찮아지는 건 아닐까. 현재까지는 (논란이 많기는 하지만) 귀찮은 점보다는 좋은 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교장선생님을 기존보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뽑을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학교와 학생에 대해 더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교장선생님이 학교의 방향타를 쥘 수 있게 된다.
교장 공모제에 따른 문제점도 제기된다. 교장 공모 과정에서의 비리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뒷돈을 주고받은 사례도 많다. 대다수 학교에서 시행하는 '초빙형' 교장 공모제는 임기 연장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교장 공모제로 뽑힌 임기는 교장의 임기 최대 8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교가 교장 공모제를 선택하는 이유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교장 공모제 시행 학교는 선생님들의 업무 만족도가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유능한 교장선생님의 전문성과 열정 또한 높게 평가됐다. 자격 검증이 기존보다 철저히 진행돼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전문성이 보장되기도 한다.
어떤 분이 새로운 교장선생님으로 올 지에 따라서 연신중학교의 미래 4년이 결정된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교장 공모 절차는 학생들의 민주시민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교장 공모제 투표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과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교장선생님, 보다 민주적으로 뽑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교장 공모제 찬성/반대 투표 방법, 절차
학부모를 대상으로 4월 27일(월요일)에 발송되는 E알리미 가정통신문에서 교장 공모제 의견 수렴에 회신할 수 있다. 이 의견 수렴 절차에서 학부모 과반이 찬성하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장 공모제 시행 여부에 대해 심의하고, 교육청에서 교장 공모제 시행이 허가되면 교장 후보자들의 자기소개서와 학교경영계획서 등을 학교의 '공모교장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해 교육청에 총 3명을 추천하게 된다. 교육청은 이 중 1명을 뽑아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을 제청한다.
교장 공모제의 투명성 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하 자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