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응암 중학교 설립 현황

수 년간 녹번동 일대가 재개발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현재 응암동 8만여 명, 녹번동 3만6천여 명으로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초등학교·중학교 수요도 증가했는데, 녹번·응암동 내 초등학교는 7개가 있어 초등학생 수요는 대다수 흡수가 가능한 반면, 녹번동과 응암동 내 중학교는 충암·영락중학교의 2개뿐이고, 두 학교 모두 응암동의 서쪽에 있어 녹번동 일대 개발된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힐스테이트녹번역 2개의 아파트의 학생들은 영락중학교에 다니지만, 동쪽에 있는 힐스테이트 녹번, 래미안베라힐즈 등 5개 아파트 단지와 그 외 학생들은 모두 불광동에 위치한 연신·연천·불광중학교까지 원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처지이다. 이에 따라 녹번·응암동에 중학교를 설립하자는 주장은 수 년 전부터 있어 왔다. 지난 2016년 은평구의회에서 응암동에 학교를 짓기 위해 이미 존재했던 학교용지를 ‘영락중학교와 충암중학교에 분산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해제하고 아파트 2개동을 추가로 지었다. 하지만 녹번동 일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후 영락중학교와 충암중, 불광중에 분산 수용되지 않고 연신, 연천중학교까지 학생들이 통학하게 된다. 따라서 통학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 등 문제가 드러나고 학부모들의 원성이 거세지자 2021년 은평구의회에서는 ‘녹번, 응암동 지역 중학교 설립 촉구 결의안’을 내고 속히 학교 부지를 확보해 중학교를 설립하자고 결의했다. 하지만 진행 상황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잘 다가오지 않아 토끼풀 타임즈가 녹번동과 응암동이 속해 있는 은평 갑 국회의원 박주민 의원에게 진행 상황에 대해 질의했다.

박주민 의원에 따르면 녹번·응암 지역 중학교의 수요를 꾸준히 인식해 왔지만 학교를 설립할 부지가 충분치 않아 은평초등학교 부지를 이용한다고 한다. 불광동에 위치한 연천중학교는 매년 학생 수가 감소해 왔고, 감소 추세에서 2027년 이후에는 학교의 존립조차 의심되는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연천중학교를 은평초등학교 부지로 이전해 ‘초·중 통합 이음학교’를 설립한다는 취지이다. 이러한 방침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박주민 의원은 연천중학교와 은평초등학교에서 각각 2회 공청회를 실시했으며, 학부모와 학생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1~2년 후 은평초등학교의 구 건물 (본관, 후관)을 철거한 후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함께 이용하는 시설을 건설하여 2027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또한 이러한 과정에 대해 강동구에 비슷한 절차를 거쳐 설립된 ‘강빛초중이음학교’의 설립 절차를 예로 들었다.

하지만 은평초등학교를 철거한 후 새 건물을 짓게 되면 은평초등학교의 학생들은 몇 년간 학교 밖 컨테이너 학급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은평초등학교는 현재 학생 수도 많은 축에 속해 이러한 일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은평초등학교는 지난 몇 년간 주변의 재개발 여파로 인해 공사 분진과 소음 속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초등학교 건물 철거 후 새 건물을 짓게 되면 학생들은 다시 공사 분진과 소음 속에서 수업을 듣게 되는데, 학생들의 건강과 정서에 좋지 않을 것은 명백하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의 계획을 은평구청과 박주민 의원이 발표할까. 우리 모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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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이신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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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토끼풀의 편집장 문성호입니다. ‘왜 종이신문을 만드는가’ 저희가 꽤나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왜 종이신문을 만들까요? 종이신문은 소위 ‘한물 간’ 매체인데 말입니다. 실제로도 종이 신문은 사양 산업이고,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으로 대표되는 주류 신문사들의 발행 부수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매달 종이 신문을 만듭니다. 적자까지 보면서요.  종이신문은 사라지고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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