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노동 환경, 개선돼야 한다
최근 한 고등학교 급식실 조리사들이 업무 강도 완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일부 학부모와 학생회는 “학생들의 건강권을 해치는 행위”라며 반발했지만, 정작 조리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오랫동안 외면받아 왔다.
본지가 실시한 한 중학교 조리사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원이 50대 이상 고령자였고, 대다수가 근골격계 질환을 겪고 있었다. 인력 부족과 강도 높은 노동이 만성화된 결과다. 이처럼 학교 급식실은 과중한 노동에 비해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기 쉬운 구조에 놓여 있다.
급식실은 단순한 식사 제공이 아닌 학생 건강과 직결된 공간이다. 조리사의 건강이 곧 학생들의 식사 질로 이어지는 만큼, 근로환경 개선은 물론 인력 충원 역시 시급한 과제다. 실질적인 제도 마련과 사회적 인식 전환 없이는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조리사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는 일이다. 노동의 질은 곧 급식의 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