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도서관 시설 부족… 확충 계획은?

은평구 도서관 시설 부족… 확충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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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대표적인 철학자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1년에 한 권이라도 종이책을 읽었다는 성인의 비율은 52.1%로 나타났다. 전체 성인의 절반이 연중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성인의 65.5%가 책 읽기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학생의 76.7%는 책 읽기가 학교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독서량은 줄어들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독서가 삶에 이롭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독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은 '학업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7.6%를 차지했으며, 성인의 경우 27.7%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일명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가 독서를 저해하는 큰 요인이라는 뜻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독서는 국가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며 이에 우리나라는 ‘도서관법’을 제정해두고 있고, 그에 따라 수많은 정부 부처와 공무원, 전국의 도서관 종사자들은 오늘도 다양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은평구에 도서관 수가 부족해 과거부터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특히 녹번동, 응암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주변에 도서관이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불광동에 위치한 은평구립도서관이나 진관동에 위치한 은뜨락도서관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은평구에는 공공도서관 8개소, 공립 작은도서관 12개소, 사립 작은도서관 60개소가 있다. '은평구 도서관 중장기 발전계획'은 관내 도서관 시설 규모에 대해 ‘은평구는 서울시 및 전국 대비 도서관 수가 부족하고 규모와 환경 등이 열악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선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은평구는 수색동과 응암동에 도서관 3곳을 신규 설립하고 응암정보도서관을 재건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수색동에는 수색동 21-1 일대 기부채납 부지를 활용해 '수색 미래형 공공도서관'을 2024년 개관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2022년 발표한 은평구의 도서관 추진 사업 [은평시민신문]

수색, 응암에 신규 공공도서관 계획

녹번, 갈현엔 재개발 이후 유치 추진

위 계획에는 응암 11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기부채납 부지에 공공도서관을 신규로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반영됐다. 하지만 개관 연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지난 5월 10일 이루어진 은평 갑 국회의원 박주민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박주민 의원은 ‘은평등기소 부지 복합 문화시설에도 도서관 시설이 포함되어 2027년 개관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응암정보도서관의 경우 생활 SOC 복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통해 도서관과 함께 생활문화센터가 복합화되어 지역주민들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은평구에 건축 예정인 도서관 목록 [은평시민신문]

은평구에서 추진한 책단비 서비스, 한계점은 명확하다

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등장한 책단비 서비스란 도서관이 멀거나 운영시간에 맞춰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존보다 더 편리하게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은평구와 도서관들이 함께 시행 중인 서비스이다. 은평구에 위치한 공공 도서관들은 통합검색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찾고자 하는 자료를 검색하면 은평구 내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자료를 모두 확인해 볼 수 있다. 책단비 서비스는 이 통합검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무인 예약 대출, 무인 반납, 도서관 상호대차, 스마트도서관 서비스를 아우르는 것이다. 무인 예약 대출 서비스와 무인 반납 서비스는 사서가 도서 대출 반납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기계를 이용하여 이용자 스스로 예약한 도서의 대출과 반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자동화된 기계 덕분에 서비스 이용자는 도서관 운영 시간의 제약 없이 24시간 내내 도서 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실제 공공도서관 보다 대여 가능한 도서의 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전자 기기를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노년층은 불편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전국의 도서관들이 휴관하는 사태와 응암, 녹번 지역 공공도서관 부족이 겹쳐 책단비 서비스가 많이 이용되지만, 많은 한계점으로 은평구 지역의 도서관 부족을 메워주지는 못한다.

녹번역에 있는 책단비 서비스 기기 [은평구 공공 도서관]

이 외에도 '은평구 도서관 중장기 발전 계획'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은평구 내 도서관이 적극적으로 소외계층을 발굴하고 도서관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구청은 독서 보조기기 지원사업, 소외계층 대상 정보 교육 및 매체 활용 교육, 지식정보소외대상 계층별 찾아가는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장애인을 위해 도서관 자료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책나래 서비스 제공, 임산부 대상 도서 택배 배송 서비스 제공 등을 계획했다. 다문화∙외국인 지원을 위해서도 도서관 홈페이지 다국어 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다문화 도서 코너를 개편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또한 도서관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복합 커뮤니티 공간'이 되어 지역사회 공동체 역량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은평구는 또한 주민공동체 프로그램 기획 사업으로 도서관에 마을 소모임 활동공간을 지원하고, 마을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 1인 가구 공동체 활성화 추진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도 좋지만, 현재 공공도서관 부족으로 불편함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하루빨리 긍정적인 변화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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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종이신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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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토끼풀의 편집장 문성호입니다. ‘왜 종이신문을 만드는가’ 저희가 꽤나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왜 종이신문을 만들까요? 종이신문은 소위 ‘한물 간’ 매체인데 말입니다. 실제로도 종이 신문은 사양 산업이고,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으로 대표되는 주류 신문사들의 발행 부수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매달 종이 신문을 만듭니다. 적자까지 보면서요.  종이신문은 사라지고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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