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사태와 AI 윤리

딥페이크(Deepfake)는 '딥러닝'과 '페이크'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실제와 유사한 가짜 이미지, 혹은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영화 제작, 예술,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인 활용 사례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악용 사례의 급증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성인물과 결합된 딥페이크 콘텐츠의 제작과 유포가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켰으며, 이는 디지털 사회의 신뢰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낳는 계기가 되었다.

딥페이크 관련 뉴스 [JTBC]

현재 가장 대두되는 피해는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 앱을 통해 유포되는 성인물과 합성된 딥페이크 영상이다. 이런 플랫폼은 익명성을 보장하고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하여 사이버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런 환경에서 특히 청소년을 겨냥한 딥페이크 영상이 등장하고 있으며, SNS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이 포함된 사진과 영상을 손쉽게 공유하는 트렌드는 딥페이크 피해의 피해를 더욱 증가시키기도 했다. 청소년은 감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취약한 단계에 있어, 이러한 콘텐츠로 인해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딥페이크 사태는 단순히 개인의 피해를 넘어 디지털 정보의 진위와 신뢰를 둘러싼 중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 기술은 여러 분야의 정보에 있어서 왜곡과 오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공적 인물의 얼굴이 합성된 영상이 유포될 경우, 이는 여론을 조작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대선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악용은 민주적 과정에 심각한 타격을 줄 여지가 존재한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전파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딥페이크 영상이 한 번 유포되면, 그것을 막거나 정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개인과 사회는 심각한 수준의 허위 정보 노출에 직면하게 되었다.

AI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윤리적 및 법적 문제가 상존한다. 딥페이크 기술의 악용이 심해질수록,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명예훼손 및 협박과 같은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점에서 딥페이크를 포함한 AI 기술은 사회적 책임을 필요로 한다.

딥페이크 기술의 활용에 대해 명확한 법적 기준과 제한이 필요하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와 그렇지 않은 범위를 구분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의 처벌을 마련해야 한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와 그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담 및 지원 체계의 구축 또한 시급하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 비해 법적 규제와 윤리적 논의는 뒤처져 있다. 딥페이크를 비롯한 AI 기술이 인류에게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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