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지금이라도 도입 철회해야
AI 디지털교과서(AIDT)의 도입이 시작됐다. 정부는 이를 “교육 혁신”이라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로그인에 문제를 겪거나 필기 내용이 사라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맞춤형 학습’이라는 수사는 기술적 문제 앞에서 무력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국회의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려던 시도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기술적인 낙관에 기대는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올해 일부 학교 일부 학년에 시범 도입됐고, 내년에는 전면 도입이 예고돼 있다. 선택이 아닌 강행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복잡한 사용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장애 학생이나 다문화 가정은 접근조차 어렵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 수도권 교육감들의 집단적 반대는 문제가 단순한 불편을 넘었음을 보여준다.
교육의 혁신은 필요하지만, 교실은 기술 실험장이 될 수 없다. 현장의 동의 없이 졸속 추진되는 기술은 교육 도구가 아닌 보여주기식 성과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전면 도입을 중단하고, 학교 현장에서 평가와 검토, 개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탁상공론으로 교육 정책을 논하면 안 된다.